할머니가 점점 날짜를 까먹는다

올해가 몇년도에요? 라는 간단한 질문에도 할머니는
한참이 걸려서도 답을 못했다고 한다.

올라온지 이틀이 되었는데 삼일이 되었다고 말을 하고
어제가 뭐 한날, 그제가 뭐뭐한 날, 오늘이 뭐 한 날이지 않냐라고
내가 설명을 해주어도 일단 믿지 않고
티비나 뉴스같은 증거를 보여야 믿는다.

치매 예방약을 받아오시지만
절대로 자신은 치매에 걸릴 일은 없다고 한다.
그러면서도 왜 이렇게 되어버렸는지,
원래대로 돌아갈 수는 없을까 슬퍼하신다.

할머니를 제외한 모두가 느끼고 있다.
어쩌면 할머니도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.
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싫을 뿐일지도 모르겠다.
나는 시간이 무섭고 두렵다.

1 2 3 4 5 6 7 8 9 10 다음